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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나무위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포스터

 

까칠한 미란다 vs 독하게 버티는 앤드리아 줄거리

영화는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책이 출판되기 전부터 영화가 먼저 만들어진다. 오히려 소설보다 제작된 영화의 평이 더 좋기도 하다. 글 쓰는 기자가 꿈인 주인공 '앤드리아(앤 해서웨이)'는 패션에 1도, 관심도 없는 아는 것도 없는 그녀이다. 그런 앤드리아에게 패션 업계에서 영향력이 꽤 높은 패션 잡지사 '런웨이'에서 연락이 오게 된다. 이제까지 이력서를 낸 회사에서 유일하게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앤드리아. 면접을 보러 간 그녀는 사무실 안내를 해주는 비서 눈빛으로부터 앤드리아의 꾸미지 않은 옷차림으로 평범한 그녀를 보고 못마땅하듯 쳐다볼 뿐이다. 애초부터 관심 분야도 아닌 면접이다 보니 누가 봐도 엉망으로 보지만, 심드렁한 그녀를 런웨이 최고의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 눈에 들게 되며, 후임 비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출근 첫날, 정신없는 사무실 분위기 속에서 상사로부터 미란다는 옷 입는 게 별로라는 패션 지적을 받고, 몸매는 뚱뚱하다는 말까지 듣게 된다. 그렇지만 패션지에서 일을 하는 동안 패션 관련으로 많은 언론인을 만나게 됨으로써 이참에 기회를 잡아볼  마음으로 버텨보기로 하는 앤드리아. 현재 그녀의 주된 업무는 편집 국장의 비서가 아닌 주로 허드렛일로 강아지 산책시키기, 잔심부름하기, 제시간의 점심시간도 없어 점심을 거르는 건 기본, 책상 앞에 전화 항시 대기, 스케줄 전화 연락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화장실 제때 못 가기, 미란다 마음대로 회의 시간 바꾸기, 강력한 토네이도 속보에 불가항력으로 비행기를 띄우라는 무리한 요구까지 등등 마구잡이식으로 마음 내키는 대로 일을 시키는 까칠하기 짝이 없는 미란다이다. 그런데 거기에 아직 출간되지 않는 미출판  작가의  '해리포터' 원고를 어떻게든 구해오라 하지만, 이 끝도 없는 지독한 업무 같지 않은 일을 독하게 부딪혀 기어이 해내는 앤드리아. 그녀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 자신의 성장을 해나간다.

본인 스스로의 꿈을 찾아서

앤드리아는 회사 내에서 그녀의 편을 들어주는 유일한 상사 '나이젤(스탠리 투치)'. 그녀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불공평한 불만을 토로했던 적이 있다. 그런 그에게 조언을 구해보지만 나이젤은 ' 싫으면 때려치워도 돼'라고 말하는 그를 붙잡고 자신의 패션 센스를 업그레이드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녀의 부탁을 받은 나이젤, 앤드리아를 단 5분 만에 그 자리에서 다른 사람으로 바꿔버리는 신의 손길을 보여준다. 그의 말에 정신을 차린 앤드리아는 자신의 현재의 모습을 바라보며 패션부터 하나부터 바꿔가기 시작한다. 앤드리아의 휴대전화는 밤낮 가리지 않고 그녀의 상사 미란다의 호출로 어느 장소 상관없이 시끄럽게 울려대는 벨 소리 때문에 회사 업무 외에 사생활에서까지 불편하게 되고, 회사 일에 열정적으로 변해가는 그녀는 직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을수록 앤드리아의 주변의 지인뿐만 아니라 남자 친구와의 관계까지 어색해지며 점점 거리는 벌어져 간다. 전문적으로 일 처리 능력이 뛰어나게 된 앤드리아를 꽤 마음에 든 미란다는 파리 출장 때 앤드리아가 동행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출장은 그녀가 아닌 또 다른 비서 '에밀리 (엘미리 블런트)'가 같이 가기로 되어 있었으나, 갈피 모를 미란다의 마음대로 바꾸어 버린다. 파리 출장만을 기대하고 있었던 에밀리는 그동안 미란다의 온갖 일에도 참고 또 참아왔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 앤드리아는 미란다에게 에밀리가 파리 출장을 함께 하기를 원하지만 돌아오는 미란다의 냉혹한 대답은 앞으로 출판업계에는 발붙일 수 없다는 반협박성 말을 하지만 선택은 앤드리아 자신이라는 말도 해준다. 결국 자동차 접촉 사고로 에밀리가 아닌 앤드리아가 가야 했지만 에밀리는 그런 상황과 앤드리아를 원망한다. 앤드리아는 미안한 마음은 잠시 접고 미란다와 파리행을 선택한다. 파리 출장 동행에서 미란다는 두 번째 이혼 기사가 나갈 것이라고 앤드리아에게 미리 말해주는데 냉정한 '차도녀' 같은 부분만 있는 줄 알았지만 감정을 보여주는 것 같아 처음으로 그녀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 준다. 하지만 다음날 미란다의 사퇴를 막는 과정에서 위협해 오는 자신의 입지를 위해 커리어 오랫동안 함께 일한 동료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던 미란다의 오랜 동료 '나이젤'을 희생시킨다. 처음으로 패션지에서 함께 일하며 배워 왔던 점들까지, 앤드리아의 숨겨진 아픔으로 힘들어할 때 힘이 되어 준 그녀의 상사 나이젤에게 벌어진 일을 보며, 앞으로 어쩌면 다가올 자신의 미래라는 걸 깨닫게 된다. 모두에게 부러운 대상의 자리이지만, 정말 진심으로 자신이 원하던 삶은 아니어서 그 꿈에서 나의 꿈을 꾸는 마음으로 돌리게 된다. 행사장에 도착한 미란다와 앤드리아는 그런 미란다를 두고 홀로 반대편 길로 걸어가게 됨으로써 더 이상 그녀와 일하지 않겠다는 말 대신 행동으로 의지를 보여준다. 보도 사무실 앤드리아의 본래 꿈이었던 '기자'를 위한 면접을 보고 있는 면접장에게 그녀의 옛 상사 미란다로부터 '그녀를 채용하지 않으며 당신은 바보이다. '라는 메시지의 내용을 듣게 된다. 면접 후 앤드리아가 건너편의 미란다와 마주치게 되며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리뷰

마지막 장면에서 미란다와 헤어진 후 앤드리아와 우연히 마주하게 되는데 건너편 차에 타며 미란다는 처음으로 영화 속에서 '미소'를 머금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다. 미란다는 자신이 웃을 수 있는지 자문하고 싶을 정도로 누군가의 앞에서 웃음을 드러내는 일은 마지막 장면에서 딱 한 장면밖에 없을 정도이다. 모두가 바라는 그 '성공'만을 위해 독하게 냉정해지면서까지 그 외의 모든 것들은 미루어 두고 포기했던 자신과는 다르게, 앤드리아 스스로 진정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자신만의 길을 따라가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미란다 또한 앤드리아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는 의미로 드러내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미란다는 자신이 바라고 바라던 성공만을 위했지만, 어쩌면 그 자신의 바라는 꿈이 아니지 않았나 생각하게 만든 대목이다. 미란다는 본인의 성공을 위해 오랜 직장 동료 나이젤의 꿈마저 내처 버린다. 그런 그녀를 보고 실망한 애드리아였지만, 결국 자신도 에밀리 대신 파리 출장에 따라왔던 것으로 미란다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때문에 이 말을 들은 그녀는 자신이 지금까지 어떻게 변했는지 깨닫게 되고 더 이상의 덫 없이 그렇게 살지 않으려 미란다로부터 벗어난 것이다. 남들 시선들로부터 선망받는 화려하고 부러운 삶을 사는 것 같지만 그 속에는 남모를 고통과 아픔이 동반된 것을 보여주며, 남들이 바라는 성공의 길 아래는 누군가의 짓밟힌 꿈을 접고 살아가는 나를 지우고,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여 나아가는 영화인 것 같다.